새로울 것 없는 카카오택시에 대한 고찰
카카오택시는 과연 새로운 서비스인가
이마트와 홈플러스가 피자 판매를 시작한 정도의 느낌
그래 봐야, 콜택시 서비스
다음카카오의 이석우 대표가 ‘아청법’ 위반으로 경찰 소환을 조사를 받는 등, 크고 작은 우환이 겹치고 있는 느낌이지만, 다음카카오는 별로 신경 쓰지 않는 눈치다. ‘뱅크월렛 카카오’의 서비스 시작에 이어 카카오택시 사업까지 본격적으로 발표하는 것을 보면 다음카카오를 향한 세간의 우려를 비웃기라도 하는 것 같다.
다음카카오가 택시운송사업조합, 한국스마트카드와 손잡고 내년 1분기부터 카카오택시 서비스를 시작한다고 한다. 모바일 앱을 통해 택시를 호출하고 근처에 있는 택시가 배차되는 택시 중개 서비스다. 기사용과 승객용 앱이 별도로 개발되고, 우선은 기사용 앱을 먼저 오픈하여 서비스를 제공할 택시를 확보한 뒤에 서비스를 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에 많은 사람이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다음카카오의 새로운 서비스가 무척 반가운 모양이다. ‘우버’와의 비교도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수많은 블로그에서 볼 수 있고, 카카오택시의 소식을 전하는 대부분의 기사에는 ‘우버’라는 이름이 빠지지 않는다. 승객을 옮긴다는 점에서 서로 닮아있지만, 우버가 몇 가지 문제로 마찰을 빚은 덕분에 카카오택시 서비스가 반사 이익을 얻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택시와 우버가 무슨 관련이 있을까? 사실 아무런 관련이 없다. 우버가 세상의 관심을 모았던 부분은 스마트폰으로 차를 부를 수 있다는 부분보다는, 택시가 아닌 썩 괜찮은 고급 승용차로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는 점이다. 촌스러운 주황색 택시보다는 고급 승용차 뒷좌석에서 우아하게 내리는 본인의 모습이 더욱 만족스럽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우버와의 비교가 자주 눈에 띄는 이유는 그것 외에 딱히 할 말이 없다는 뜻으로 보인다.
내가 카카오택시의 출범에 심드렁한 것은 이런 이유 때문이다. 카카오택시는 전혀 새롭지 않다. 지금 당장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콜택시’를 검색해보면 다양한 앱들이 쏟아진다. 대부분 비슷한 임무를 띠고 탄생한 앱들이다. 승객의 위치를 GPS를 통해 확인하고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택시를 배차한다. 택시의 정보를 미리 손님에게 표시하고 때에 따라서는 택시 정보를 저장, 혹은 타인에게 전송한다. 물론, 앱에서 전화로 연결되느냐, 앱 자체에서 배차 서비스를 모두 끝내느냐의 차이는 있지만, 앱만으로도 택시를 호출할 수 있는 서비스는 이미 존재한다.
카카오택시의 특별한 점은, 다음카카오라는 유명하고 거대한 업체가 서비스한다는 점이다. 택시에 관련된 범죄가 세상에 존재하는 이상, 조금이라도 이름 난 업체의 서비스가 믿을만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일 것이다. 카카오택시의 소식을 전한 조X일보의 기사는 검색 키워드로 ‘조폭택시’를 적어놓을 정도다. (한편으로는 참 대단하다 싶다)
카카오 페이의 확산을 위한 도구
하지만, 지금까지의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카카오의 카카오택시가 기존 콜택시 앱, 혹은 그 서비스를 제공하는 다른 영세 업체에 견줘 무엇이 다르고, 자신들만의 강점이 무엇인지는 찾아볼 수 없다. 이것이 이마트나 롯데마트, 홈플러스와 같은 대형 마트가 먹음직스러운 피자를 판매하겠다고 나섰던 시기의 분위기와 비슷하다고 느끼는 이유다.
나는 카카오택시는 다음카카오가 세상에 내놓는 혁신적인 서비스라고 생각하는 것보다는, 최근 시작한 ‘카카오 페이’나 ‘뱅크월렛 카카오’의 활용성을 극대화하고 소비자들이 스마트폰 결제라는 새로운 문화에 조금 더 빨리 익숙해질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훈련 장치라고 생각한다. 아울러, 카카오 페이 등의 모바일 페이먼트 시스템의 활용 범위를 넓혀주는 역할도 해낼 것이다.
다음카카오가 ‘카카오’라는 테두리 안에서 생활에 관련된 모든 것을 가능케 하는 플랫폼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는 점에서, 이후 서비스의 진행 방향을 무척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기는 하다. 그러나, 기존에 소소하게나마 자신의 역할을 해오던 유사 서비스 업체의 존재를 완전히 부정하면서까지 새로운 서비스라 알리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그다지 곱게 보이지 않는다. 아울러, 대형 마트가 피자를 팔기 시작하면서 동네 피자집이 모조리 문을 닫았다는 예전 소식들이 떠올라 한편으로는 씁쓸한 마음도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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