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드로이드 웨어에 싫은 소리를 하고 싶지 않은 이유
안드로이드 웨어에 싫은 소리를 할 수 없는 이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안드로이드 웨어
매일같이 느낄 수 있는 새로움
스마트폰을 처음 손에 넣었을 때 충격이란 지금도 잊히지 않는다. 느리고 전화기면서 전화를 받기 힘들었거든.. 인터넷 브라우저라도 열어놓고 뭔가 보다가 전화가 갑자기 오면 전화받는 버튼이 뜨기까지 20초는 걸렸다. 성질이 급한 친구는 내가 받기 버튼을 구경도 하기 전에 전화를 끊어버리곤 했다. 그럼에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지 않았던 것은 끊임없이 제공하는 '신선함'때문이었다. "어! 스마트폰으로 이런 것도 돼?!"라는 반응을 매일같이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흔히 피처폰이라고 부르는 예전 휴대폰은 하드웨어부터 소프트웨어까지 제조사가 만들고, 이용자는 만들어진 콘텐츠를 소비하는 것 외에 선택지가 없었다. 메뉴의 순서가 마음에 들지 않거나, 시계의 위치가 영 보기 불편하다거나, '이런 기능이 있으면 좋겠는데'하는 희망은 말 그대로 희망 사항에 지나지 않았다. 스마트폰은 그런 문화를 바꾼 것이다. 상상하던 거의 모든 것이 이뤄지기 시작했다. 제조사는 하드웨어와 기본 틀이 되는 소프트웨어를 제작하지만, 이용자가 불편하다 싶은 점은 고쳐서 쓸 수 있는 여지가 있었고, 새로운 기능은 앱 스토어라는 새로운 시장을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예를 들어, "저 스마트폰은 카메라 효과 필터가 많아서 멋진 사진을 쉽게 찍을 수 있는데, 내 스마트폰은 아무런 기능이 없어서 너무 불편해!! 꾸젔어!!"라는 식의 불평이 더는 의미가 없다는 말이다.
불평하던 입을 머쓱하게 만드는 앱 For 웨어
기어 라이브를 처음 만났을 때 그 불편함은 정말 표현할 길이 없을 정도였다. 웬만한 전자제품은 반나절이면 익숙해지는 타입이라 자신했었는데, 이건 정말 적응이 어려운 수준이었다. 그래서 어제저녁까지도 불평을 쏟아낼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은 그런 이야기들을 하기가 힘들 것 같다. 다 해결됐기 때문이다.
대부분의 불편함은 앱 스토어를 통해 해결할 수 있었다. 구글에 모아놓은 안드로이드 웨어 카테고리 안의 앱을 보고 그 수가 너무 적어 실망했었는데, 'Wear'라는 이름으로 검색을 시도하자, 상당히 많은 양의 전용 앱이 쏟아졌다. 이전 갤럭시 기어나, 삼성 기어2도 별도의 앱을 설치해 새로운 재주를 익힐 수는 있었다. 다만, 안드로이드 웨어가 놀라운 점은 출시일에 견줘 앱의 개수가 상당히 많다는 점이다. LG의 G워치나 삼성전자의 기어라이브를 구분하지 않고 앱을 공유할 수 있다는 점이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 본다. 더구나 삼성전자의 기어라이브는 지금까지의 삼성제품과는 다르게 다른 회사의 제품과도 사용하는데 전혀 문제가 없다는 점도 중요한 포인트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놀라운 점은, 기존의 웨어러블들이 앱을 추가해서 기능을 더 하는 수준이었다면, 안드로이드 웨어는 사용자 UI 자체를 변화시키려고 시도한다는 점이다. 안드로이드 웨어는 설치된 앱을 호출하기가 상당히 번거롭다. 음성으로 호출하는 방법도 있지만, 모두가 아는 것처럼 사용할 수 있는 상황이 그렇게 많지 않고, 뭐라고 호출할지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IFTTT'를 뭐라고 읽어야 할지 모르겠다는 말이다. 음성으로 호출하지 않는다면, 터치하고 올리고, 다시 올리고, 또다시 터치하는 모험을 떠나야 설치된 앱 리스트를 만날 수 있었다. 사실 이 부분이 상당히 불만이었는데, '웨어 미니 런처'라는 앱을 설치하니 간단히 해결됐다. 초기화면을 오른쪽으로 미는 것만으로 앱 리스트가 멋지게 나타났다. 게다가 시계만 표시되고 적당히 꾸밀 줄만 알았던 시계도 적당한 앱을 하나 설치하는 것만으로 시간과 날짜, 날씨와 온도까지 표시하는 모습으로 바꿔줄 수도 있었다.
발전의 여지를 얼마나 열어두는가, 그리고 그 기회가 얼마나 많은가
안드로이드 웨어가 만능이고 다른 것들은 이제 필요가 없다는 식의 예찬론을 펼치고 싶은 생각은 전혀 없다. 다만, 구글은 안드로이드 웨어의 제어 결정권을 앱 개발자에게 넘겨줬고, 그에 따라서 더욱 다양한 앱이 탄생했다는 점은 칭찬해 마땅한 부분이라 생각한다. 그 덕분에 우린 조금 더 편리한 경험을 할 수 있게 되었고, 지금은 불편하지만, 내일은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갖고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선보였던 다른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가장 큰 차이점이다.
해외의 유명 개발자 포럼인 XDA에서 아주 재미있는 이벤트를 진행중이다. 삼성전자의 갤럭시 기어, 그리고 기어2와 기어2 네오에 안드로이드 웨어를 포팅하고자 하는 것이다. 포럼의 유저들이 십시일반 하여 상금을 모았는데, 그 돈이 무려 3,000달러에 육박한다. 아쉽게도 갤럭시 라이브에 타이젠을 포팅하고 싶어하는 움직임은 전혀 보이지 않는다.
개발자 입장에선 조금이라도 많은 기회가 주어지는 곳에서 활동하고 싶은 것이 당연하다. 우리가 조금이라도 많은 경험을 하고 좋은 조건에서 생활하고 일하고 싶어하는 마음과 같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안드로이드 웨어는 개발자들에게 상당히 매력적인 환경이다. 안드로이드 웨어가 개발자들에게 많은 관심과 인기를 얻고 있다는 것은 사용하는 입장의 우리에게도 중요한 의미를 가져온다. 많은 개발자가 있다는 것은 많은 앱이 존재한다는 것이고, 그것은 사용자들의 좋은 경험과 직접적으로 연결되기 때문이다. 물론 지금의 안드로이드 웨어가 완성형은 결코 아니다. 여전히 불편한 점도 많고 자잘한 버그들도 쉽게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꾸준한 기대를 가지고 지켜볼 수 있을 것 같다. 발전의 여지와 기회의 수가 지금까지의 그것과는 큰 차이를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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