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니가 SRS-BTV5를 줬다.
소니가 스피커를 줬다.
소니 SRS-BTV5
사실 받은지는 조금 됐다. 예전에 엑스페리아Z2의 발표회장에 갈 수 있게 됐는데, 끝나고 나니 모든 사람에게 한 개씩 나눠주더랬다. 뭐냐고 물었더니 환하게 웃으며 작은 스피커라고 하더라. 집에와 살짝 열어보니 SRS-BTV5라는 이름의 동그란 스피커가 앙증맞게 자리잡고 있었다. 이녀석, 무려 블루투스로 연결되고, 자체 배터리도 품고 있다.
포터블 스피커에 대한 욕구가 강했던 시기가 있었다. 태어나서 처음으로 태블릿이라는 녀석을 구매했던 때였을 것이다. 당시 일본에 있었는데, 편의점 아르바이트가 꽤나 쏠쏠해서 열심히 돈을 모아 아이패드2를 구입했더랬다. 이것만 있으면 노트북을 켜지 않아도 방안을 굴러다니며 영화를 볼 수 있을 것이란 생각에 상당히 들떠있었다. 그리고 당시 스마트폰은 아이폰4였는데, 그 작디작은 화면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기뻤다. 사람 마음이란게 앉으면 눕고 싶어진다고 했던가? 화면은 넓어졌는데 소리가 아쉬우면 어쩌나 싶은 걱정이 앞섰다. 그렇게 찾아보게 된 것이 포터블 스피커였다.
당시 내가 원하던 조건은 두 가지였다. 첫 번째, 별도의 전원을 연결하지 않아도 소리가 나올 것, 두 번째, 가능한 소리가 좋을 것. 이런 조건을 세우고 일본 최고의 전자제품샵 Labi로 달려갔다. 그다지 많지 않았던 종류 속에서 고민하다 배터리가 들어가는 한 녀석을 발견했고 구매했다. 그리고.. 뭐 후회했더랬다.. 소리는 들어보고 구입할 수 없던 탓도 컸다.
JVC라는 회사에서 만들어낸 SP-A130이라는 녀석이였다. 고성능 앰프를 채용하고 네오디뮴이라는, 슈퍼맨도 죽일 수 있을 것 같은 듣도보도 못한(당시에..) 물질을 넣어 만들었다는 말에 혹 했었다. 이윽고 도착한 아이패드2에 연결해 소리를 들어보았는데, 그냥 자체 스피커와 큰 차이가 없었다. 멋쩍게 웃을 수 밖에..
그런 예전 추억에 견주자면 지금은 정말 격세지감이다. 충전식 배터리를 사용하고, 블루투스로 연결되어 무선으로 이용한다. 게다가 소리는 스마트폰에 달려있는 스피커따위에 견줄 바가 되지 않는다. 특히, 왜 붙이는지 도통 이해를 할 수 없는, 각종 유명 음향 업체의 이름을 붙인 노트북 스피커보다도 훨씬 안정적인 소리를 들려준다.
‘신문방송학’을 전공한 내가 사는 집에는 TV가 없다. 그래서 꼭 보고싶은 방송은 태블릿을 이용한다. 그런대 소리가 썩 좋지 못하다. 그렇다고 스피커를 연결하자니, 전원선에 AUX 케이블까지 여간 번거로운게 아니다. 그냥 꾹 참고 태블릿 스피커에 만족할 수 밖에.. 그런데 SRS-BTV5라는 녀석이 생긴 뒤로는 매우 편하다. 머리 꼭지에 NFC까지 자리잡고 있어 연결하기도 간단하다. 깊은 산 속, 이름도 모를 경계초소에서 지직거리는 라디오로 북한 아리랑이라도 좋다고 들어가며 시간을 때우던 시절과는 비교조차 할 수 없는 즐거움이다.
한 가지 특이한 점은 마이크와 통화 버튼이 달려있다는 점이다. 덕분에 통화도 할 수 있는 모양인데, 어떤 상황에서 쓰일지는 잘 모르겠다. 실제로 내가 쓰게 된 경험이 있기는 하다. 스마트폰과 SRS-BTV5를 연결해 영화를 보는데 중간에 전화가 왔다. 이 녀석은 헤드셋으로 인식되는지라, 스피커 자체로 전화를 받게 된다. 그게 싫으면 통화 디바이스를 스마트폰으로 전환해서 받아야 하는데 영 귀찮다. 그래서 그냥 동그란 스피커를 손에 쥐고 통화를 한다. 그도, 집안에 와이프라도 있을 때면 영 곤란하다. 그냥 있으니까 어쩔 수 없이 쓴다 정도다.
SRS-BTV5는 맨 뒤에 붙는 숫자에 따라서 더 고급 모델이 있는 모양이다. 숫자가 커지면 덩치도 커지고 그에 맞춰 소리도 좋아지는 모양이다. 들어본 적은 없으니 어떤 것을 사라고 말하기는 어렵다. 다만, SRS-BTV5로 분위기 있는 재즈나, 클래식을 듣고자 하는 분이 있다면 다른 제품을 찾아보는 것은 어떤지 묻고 싶다. 부드럽고 좋은 소리를 내주지만, 깊은 소리라고 하기는 조금 어려우니까 말이다. 가격은 오픈마켓에서 6만원 대에 판매되고 있는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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