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걸이 정도가 적당한 웨어러블 소니 SWR10 스마트밴드와 라이프로그 앱
목걸이 타입이 좋을 것 같은 웨어러블.
소니 스마트밴드 SWR10
예쁜건 언제나 옳다
세상에는 무수히 많은 웨어러블 디바이스가 있고, 그 가운데 소니의 작품인 SWR10, 스마트밴드를 만나 인연을 맺은지 어느새 두 달이 넘었다. 그 사이 업데이트가 한 번 있었고, AS가 한 번 있었다. 두 달이 지난 지금도 내 손목에는 여전히 스마트밴드는 채워져있지만, 녀석을 바라보는 내 감정은 그때와 사뭇 다르다.
처음 SWR10 스마트밴드를 발표에서 만났을 때, 깔끔한 외모와 알록달록한 앱 디자인에 끌렸던 것은 사실이다. 더구나 헬스기구의 파편으로 일관되어 있던 웨어러블 환경에 내놓은 '라이프로그'라는 약간 생소한 이름도 한 몫을 했다.
라이프로그의 개념은 간단하다. 삶의 모든 것을 기록으로 남긴다는 것이다. 내가 세상에 몇 개의 발자국을 남겼고, 얼마의 시간을 독서에 혹은 게임에 들였는지도 체크한다. 아직 엑스페리아만의 특권이긴 하지만, 최근 업데이트를 이용하면 버스와 자전거를 탄 시간까지 기억한다.
소니 스마트밴드는 이렇게 수집한 많은 정보를 예쁘게 기록한다. 예쁜 것을 싫어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을 소니는 아주 잘 알고 있다. 라이프로그 앱 속의 ‘나’는 걷기도 하고, 뛰기도 한다. 버스를 타기도 자전거를 타기도 한다. 머리 위에는 내가 한 행동이 동그란 풍선으로 남겨지고, 그 시간에 비가 왔다면 앱 속 세상에도 비가 내린다.
하지만 공허하다
이렇게 멋진 스마트밴드를 사용하다보면 한 가지 의문이 생긴다. ‘난 왜 이것을 기록하는가’.. 언젠가 낡은 서랍장 속에서 오래된 일기장과 같은 기분으로 SWR10을 대한다면 다소 심심하다. 왜냐하면, SWR10이 기록한 라이프로그에는 어떤 추억도 담겨있지 않기 때문이다.
우리는 무언가를 추억하기를 좋아한다. 그것이 좋은 기억이던 그렇지 않은 기억이건 우리 머리는 기억하고 우리는 그것을 끄집어낸다. 이런 일련의 행동들에 일기장은 가장 좋은 매개체가 되어준다. 그러나 라이프로그는 무엇가 추억하기에 너무 딱딱하다.
다른 SWR10 스마트밴드와 라이프로그 앱이 여러 웨어러블 디바이스와 다른 점은, 몸짱 만들기에 혈안이 되어있지 않다는 점이다. 그 누구보다 많이 걸을 필요도, 그 누구보다 적게 먹을 필요도 없다. 누군가에게 질 필요도, 누군가를 이길 필요도 없는 평화로운 시스템이다. 나는 이런 체계를 선호하지만 때론 너무 심심해 견딜 수가 없다. 나를 기록한 이 수 많은 자료들은 그저 쌓이는 것 외에 할 줄 아는게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내가 SWR10 스마트밴드를 착용하고 있는 이유는 간단하다. 첫 번째 습관이다. 그러니까.. 그냥 찬다는 말이다. 두 번째, 버려두기엔 아깝기 때문이다.
아직 기대를 버리진 않았다
라이프로그 앱을 언제 자주 켜보냐고요? 글쎄요.. 옆에 있는 사람이 스마트밴드를 보곤 “이건 또 뭐하는 물건이냐?”고 물어봤을 때 정도..? 다른 상황이요? 글쎄요... 저는 제가 이 앱을 지우지 않은 것도 방금 알았는걸요..
by 글쓴이
한 가지 유일한 기대는 소니도 이러한 데이터를 어디에 쓸지 고민하고 있을 것이라는 강한 믿음 때문이다. 스마트밴드를 기획하고 디자인과 생산을 담당했던 수 많은 담당자들, SWR10에 자신의 인생을 아깜없이 투자했을 많은 사람들 역시 자신의 자식과 같은 이 녀석이 그냥 ‘바리기 아까워서 들고다니는’ 천덕꾸러기가 되는 것을 원치 않을테니까..
나는 조만간, 스마트밴드를 목에 걸 수 있도록 목걸이형 케이스를 구입하거나 ‘제작’할 예정이다. 두 달여간 사용해본 결과 내 손목을 내어주기엔 아직 부족하다는 판단이 들어서다. 내 목에 걸려있는 swr10은 ‘쓸 때는 없지만 버리기는 아깝다’는 내 불만의 작은 표시가 되어 줄 것이다. 그리고 다시금 내 손목 위에서 다양한 스트랩과 함께 자기 멋을 뽐낼 날을 조용히 기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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