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덕진 스마트폰, 갤럭시 줌2를 만나다
퉁퉁한 육덕진 스마트폰을 보다
갤럭시 줌2 (Galaxy K Zoom)
하루라는 긴 시간을 살아가면서 우리가 카메라에 담고 싶은 순간은 몇 번이나 찾아올까? 그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적어도 ‘모든 순간’ 보다는 적을 것이다. 그럼에도 우리 가방 속에 자그마한 카메라 하나 정도는 언제나 들어있고, 새로운 스마트폰의 탄생을 앞두고 카메라 성능에 많은 관심을 두는 이유는, ‘모든 순간’보다 적음이 분명한, 그 ‘담고 싶은 그 순간’이 언제 언제 우리 눈앞에 나타날지 모른다는 불안감 때문이다.
나는 간혹 Kg(킬로그램) 단위로 재야하는 묵직한 카메라를 들고 땀을 흘리며 걸어다닐 때가 있다. 그런 하루의 목적은 눈으로 보는 것보다 사진이라는 정지된 시간 속에 무언가를 남기는 것에 있을 경우가 많다. 그정도의 확고한 의지가 없고서야 육체노동에 가까운 카메라 운반책 역할을 즐거운 마음으로 수행하기 어려울테니까.. 그러나 사진으로 남기고 싶은 순간은, 내가 멋들어진 카메라를 들고 있는 것과는 상관없이 멋대로 찾아오고, 훌쩍 떠나간다.
갤럭시 줌2를 전화기로 써 보고 싶다는 강한 충동을 느낀 것은 이런 딜레마 때문이다. 언제 찾아올지 모르는 ‘담고 싶은 순간’을 위해 언제나 묵직한 카메라를 몸에 매달고 다니긴 싫지만, 스마트폰에 앙증맞은 카메라는 어딘가 섞연치 않다. 그래서 조금은 그럴싸한 카메라가 달린 갤럭시 줌2가 반가운 것이다. 물론, 다소 황당한 컨셉이라는 점에는 동의한다.
갤럭시 줌2는 무겁다. 두껍고, 투박하다. 손에 감기는 느낌은 이전 ‘갤럭시 S4 줌’에 견줘 좋아졌음이 분명하지만 어딘가 이질감이 감도는 것도 사실이다. 화면은 갤럭시S5 보다 작고, 느리며, 배터리도 한 개 밖에 들어있지 않다. 되도 않는 엑시노스를 얹어놔 그다지 빠릿빠릿하지도 않다. 만든 사람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정도 욕은 해줘야겠다. 다음 번에는 더 잘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럼에도 난 이녀석을 전화기로 쓰고 싶다. 조금 불편하긴 하겠지만 큼지막한 렌즈가 나름 마음에 든다. 그렇다고 엄청나게 좋은 사진을 뽑아내냐면 그런건 아니다. 갤럭시S5의 이미지센서 보다 큰 센서를 얹은 것이 맞지만, 호들갑을 떨 만큼은 아니다. 그래도 광학 10배중이나 OSI(광학식 손떨림 보정 기능)이 있는 렌즈는 적잖게 쓸만하다.
앱 마켓에서 재주를 뽐내고 있는 수많은 사진 관련 앱들과의 협력도 볼만한 구경꺼리다. 다양하고 재미있는 효과로 무장한 많은 앱들을 사진을 이리저리 옮길 필요도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매력은 다른 스마트폰에서는 경험할 수 없다.
사실 나는 SNS를 격렬하게 사랑하지 않는다. 내 눈앞에 있는 멋들어진 파르페를 자랑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말이다. 내가 이녀석을 사용하는 것은 무언가를 담을 때 그 가치를 다한다. 조금 더 멀리 있는 것을 당겨서 찍고, 조금 더 특색있는 효과로 치장할 수 있다. 살짝 튀어나오는 렌즈에 어딘지 모르게 카메라로서의 분위기가 감돈다. 갤럭시 줌2에 촬영을 당하는 사람도 스마트폰 따위에 찍힐 때보다 조금 더 진지하게 ‘김치~’를 외처줄 것이 분명하다.
무언가를 사진에 담는 것은 일종의 습관이다. ‘담고 싶은 순간’이 ‘모든 순간’보다 적은 것은 분명하지만, 시간을 정지시키는 행위에 익숙해진 인간은 점점 세상을 멈춰 세우려 노력한다. ‘담고 싶은 순간’은 점점 늘어날 것이다. 갤럭시 줌2는 그런 재미있는 경험을 위한 아주 저렴한 선택이 되주리라 믿는다. 카메라와 전화기를 따로 들고다니지 않아도 좋다는 가벼운 이유가 전부일 뿐이지만 제법 큰 장점이 되어 준다. 써 볼텐가?.....
- 이걸 사라 : 뭔가 특별한걸 좋아하는 분. 뭔가 좀 좋아보이면 일단 사진부터 찍고 보는 분, 이제 막 연애를 시작해서 애인이 예뻐 죽겠다는 분, 인스타그램이나 페이스북에 사진을 올리는 것이 취미인 분. 좋아요를 받으면 힘이 솟는 꼬마 자동차.
- 딴걸 사라 : 스마트폰이 무거운 것은 죄악이라는 분, 스마트폰이 두꺼운 건 견딜 수 없다는 분, 스마트폰으로 찍은 사진을 어떻게 꺼내는지도 잘 모르는분, 딱히 스마트폰에 아무생각 없는 분
<사족>
사족 .... 갤럭시 줌2는 LG u+ 전용모델이다. 그래서 LG u+에서만 사용할 수 있다고 광고한다. 그러나 사실은 그렇지 않다. 2013년 11월 20일 이후 출시된 모든 스마트폰은 타사 USIM을 사용할 수 있게 바뀌었다.
따라서 타사 USIM으로도 사용할 수 있다. 그래서 SKT 이용자는 그대로 USIM을 이용할 수 있다. 다만, KT 이용자는 쓸 수 없다. 아직 협의중이라는 말만 되풀이한다. 협의중이라는 멍청하기 짝이 없는 대답을 듣기위해서 무려 4명의 상담원이 전화기를 넘겨받았다. 자신들도 뭐가 뭔지 잘 모른다는 말이다. KT단말기에 SKT USIM을 넣어도 사용할 수 있다. LG U+ 전용 단말기에도 문제없다. SKT 사용자가 가장 선택의 폭이 넓다는 말이다. KT를 쓸 이유가 하나 더 줄었다.
* 위에 촬영에 쓰인 갤럭시 줌2는 삼성전자로부터 무상으로 제공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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