빔프로젝터가 달린 태블릿, 레노버 요가 탭3 프로 사용기
‘레노버 요가 탭3 프로는 빔프로젝터가 있다
텔리비전이 없는 집에 거의 없는 시대지만, 우리집에는 TV가 없다. 부모님의 집을 나와 살면서 한 번도 TV를 집에 두고 살아본 적이 없을 정도다. 자연스레 내 와이프의 혼수품목에도 TV는 없었다. 대신 거실에는 적당한 빔프로젝터가 달려있다. TV를 보지 않는 것은 아니다. 가끔 보고 싶은 방송, 혹은 영화만 골라서 보고 있다.
요즘에는 인터넷으로도 충분히 TV를 볼 수 있고, VOD 서비스도 많아져 꼭 TV가 필요한지 의문이다. Pooq와 넷플리스 등으로도 충분한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다. 이런 생활에는 몇 가지 장점이 있는데, 첫 째로 보고 싶은 방송만 볼 수 있고, 쓸 때없는 광고로부터 자유로워질 수 있다. 둘 째는 방송이 끝난 뒤에도 멍하니 TV를 바라보는 일이 없으니 조금 더 효율 적이다.
이런 이야기를 하는 이유는 내가 프로젝터 환경에 무척 익숙하다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회의시간에 가끔 이용하는 빔 프로젝터가 아니라 가정에서 영상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 1년이상 빔 프로젝터를 이용했다는 말이다. 오늘 소개할 ‘레노버 요가 탭3 프로(이하 요가 탭3 프로)’가 반가운 이유도 바로 비슷한 맥락이다.
마음에 드는 제품이다. 테블릿을 보며 느껴왔던 다양한 지름신과는 조금 경우가 다르다. 대부분은 생각보다 가볍거나, 성능이 매우 뛰어나 관심이 가는 등의 변덕이 주된 원인이었지만, 요가 탭3 프로는 빔프로젝트의 활용이 무척 궁금하고 결과적으로 유용했다.
거실에, 혹은 식탁 위에 올려두고 싶은 욕심이 먼저 생기는 제품이다. 가끔 이런 제품을 두고 ‘가끔 들고 다니며 영화를 즐기기 좋다’거나, ‘사무실에서 간단히 회의를 진행할 때 쓰면 좋을 것이다’는 등의 평가를 내리는 이도 가끔 있는데, 말도 되지 않는다. 틀렸다. 절대 동의하지 않는다.
빔프로젝터 밝기 얼마나 아시나요?
요가 탭3 프로에 달려있는 빔프로젝터의 밝기는 50안시 수준에 최대 70인치 크기를 지원하는 수준이다. 요즘 판매되는 초소형 빔프로젝터가 보통 25~50안시 수준이니 그럭저럭 괜찮은 레벨이라 하겠다. 다만, 이게 그다지 만족스러운 밝기는 아니라는 점이다. 빔프로젝터 경험이 없는 이는 이게 어느정도 수준인지 정확히 알기 어렵지만, 조금 과장되게 표현하면, 옆 사람이 스마트폰 화면만 켜도 흐리멍텅함에 한숨이 절로 나올 정도다.
50안시는 한 밤중에 집안의 불을 모조리 끄고, 침대에 누워 천정에 비췄을 때, 그럭저럭 ‘볼 만한’ 수준이다. 그나마 최근에 지어져 천정이 높은 아파트라면 불필요하게 화면이 커져 선명함이 다소 부족할 것으로 생각한다. 이런 물건을 사무실에서 쓰겠다니.. 외부 미팅에 활용하면 좋겠다니.. 어불성설이다. 근처 모텔방에서 불을 끄고 진행할 미팅(?)이 아니라면 말이다.
참고로, 지금 거실에서 쓰고 있는 모델은 ‘벤큐 W1080’로 2500안시 밝기에 풀HD 해상도를 지원한다. 요가 탭3 프로의 40배가 넘는 밝기를 지니고 있음에도 날씨가 화창한 오전 시간에는 암막 커튼을 쳐놔도 아쉬운 수준이다. 물론, 흐린 날씨나 저녁에는 주방에 켜놓는 조명 정도로 화질을 해치지는 않는다. 이때 화면 크기는 약 150인치 수준이며, 더 화면 크기를 줄이면 오전 시간에도 나쁘지 않은 화면을 보여준다. 아직도 35안시, 50안시 프로젝터로 외부 미팅을 진행하겠다는 꿈을 갖고 있다면 일찌감치 포기하자.
게다가 요가 탭3 프로는 무게도 620g으로 고기 한 근을 훌쩍 넘긴다. 가볍게 들고다니며 쿨하게 쓰기는 조금 벅찬 무게다. 버스에서 전철에서, 혹은 비행기에서 영화나 책을 즐기고 싶은 것이라면 장담컨데, 당신에게는 더 좋은 선택지가 있을 것이다. 요가 탭3 프로는 주말 저녁의 식탁에, 혹은 홀로 라면을 먹으며 외로움을 달래야할 누군가에게 잘 어울리는 제품이다.
요가 탭3 프로의 빔프로젝터는 적당히 벽에 비추면 화면의 비율을 사각형으로 보정해주는 기능도 있어 번듯한 거치대가 없어도 보기 편한 화면을 뿌려준다. 초점을 조절하는 건 화면의 앱을 통해 진행하는데, 물리 버튼이 없는 점은 조금 아쉽기도 하다. 배터리 성능은 발군이다. 프로젝터를 켠 상태에서 3시 30분 정도 영화를 보니 35% 정도 배터리가 남아있었다. 아주 긴 영화, 드라마 2~3편은 충분히 즐길 수 있다.
기본 기능은 충실해
소리도 무척 좋은 편이다. 레노버 제품이 모조리 들어있는 돌비 사운드도 어김없이 채용되었다. 본래 스피커가 듬직해 별도 외장 스피커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 밖에 재주들은 다른 태블릿과 크게 다르지 않다. 무엇도 부족하지 않고, 무엇도 특별하지 않다. QHD 해상도에 1300만 화소 카메라 등, 눈 두 개, 코 하나, 입 하나 달린 매우 정상적이고 평범한 태블릿이다.
레노버 요가 탭3 프로는 용도가 확실한 제품이다. 앞서 설명한 내용을 잘 이해하고 구매를 시도하는 것이 좋다. 개인적으로는 화면이 조금 더 컸다면 좋았을 것 같다는 느낌도 있다. 가정에서 쓰이기 좋은 제품이니, 적외선 리모컨 센서도 포함되었다면 더 좋았을 것 같다.
어쨌건, 21세기형 비즈니스맨이나 보험 설계사에게는 맞지 않는다. 혼자 자취하는 이, 침대에서 알콩달콩 영화를 즐길 신혼부부, 아이들과 함께 찍은 사진을 진열할 초보 부모라면 요가 탭3 프로는 부족함이 없을 것이다.
이걸 사라 : 신혼부부, 자취생, 집에서만 쓸 태블릿이 필요한 분. 빔 프로젝터를 경험하고 싶은 분
딴걸 사라 : 휴대용 태블릿이 필요한 분. 업무용 태블릿이 필요한 이. 빔프로젝터로 고해상도 영화를 즐기고 싶은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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