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보레이션의 파티가 되어준 삼성 언팩 2014 EP2

삼성도 손 잡을 줄 안다고 외쳤던 삼성 언팩 2014 EP2

콜라보레이션의 향연

 삼성 언팩 2014 EP2가 막을 내렸다. 이제 IFA 2014에 집중하며 다른 업체들의 제품을 살펴볼 시간이다. 그 전에 삼성전자가 준비한 재미있는 녀석들을 한 번 살펴보는 시간을 가져보고자 한다. 레이첼 라일리 이야기만 하고 끝내기엔 조금 아쉽지 않은가.

 다른 사람들에게 어떻게 비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번 삼성 언팩 2014 EP2의 핵심은 협업, 콜라보레이션이라고 생각했다. 행사 시작부터 기존의 악기에 갤럭시노트4를 더해 곡을 연주하였고, 그 일렉트릭 연주조차도 웅장한 오케스트라와 힘을 합쳐 신선한 느낌의 음악을 들려주었다.

 진행은 어떠한가. 삼성전자의 내부 인원인 로니 오일과 데이비드 박과 함께 유명 방송인인 레이첼 라일리를 한 곳에 세워 예전과 같은 딱딱함이 서린 발표가 아닌 즐겁고 유쾌한 방식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간 것도 상당히 인상 깊었다.

 새로 선보인 녀석들의 이야기로 넘어가자. 드디어 모습을 드러낸 갤럭시노트4는 그렇게 구박을 먹던 펀칭 패턴을 버리고 이전의 가죽 질감의 고급스러움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소 싼티(?)가 난다고 지적당하던 플라스틱 테두리를 버리고 메탈 프레임으로 고급스러움을 더했다. 갤럭시노트4라는 이름에 걸맞게 S펜의 다양한 기능도 눈여겨봐야 할 포인트 가운데 하나였다.

 기어S도 잘 만들었고 기어VR도 잘 만들었다. 그리고.. 여튼 다 잘 만들었다. 지난 갤럭시S5로 그렇게 구박을 들었는데 어련히 잘 만들었을까. 그보다 하고 싶은 이야기는 콜라보레이션이다. 스와로브스키의 반짝이는 케이스와 몽블랑의 진득한 감성이 묻어나는 펜과 케이스는 일단 가격은 제쳐두고 관심을 끄는 아름다운 아이템이었다. 타 업체와 손을 잡고 새로운 감성을 만들어 내며 행사가 끝난 뒤 배포되는 보도자료가 아닌 행사 본식에서 시간을 투자해 소개하는 모습도 상당히 신선했다.

 스와로브스키의 스트랩은 물론이고 S헬스가 있는데도 불구하고 나이키와 손을 잡으며 피트니스 앱 나이키 플러스를 선보인 기어S는 제품의 디자인과 기능을 살펴보기 이전에 50점은 주고 들어가고 싶을 만큼 칭찬받아 마땅한 부분이다.

 페이스북에 매각된 오큘러스가 삼성전자에 힘을 보태 만들어낸 기어VR도 역시 같은 맥락이다. 기기 자체는 삼성에서 제작하고 가상 현실을 경험시켜주는 다양한 콘텐츠는 오큘러스가 담당한다. 이 두 기업의 협업이 우리에게 어떤 새로운 경험을 선사할지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우선 일본쪽 사이트를 유심히 지켜볼 생각이다.(왜?)

 그간 삼성전자는 타 기업과 협력에 상당히 인색하다는 이미지를 갖고 있었다. 그도 그럴 것이 딱히 필요한게 있다면 집접하면 된다는 생각이 우선이었을 것이다. 굴지의 삼성 아닌가. 그럼에도 이번 발표회에서는 지금까지의 삼성전자와 사뭇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스마트디바이스의 스펙전쟁이 끝나버린 지금, 남은 것은 다른 업체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것이 가장 알맞은 길이라고 생각하는지도 모르겠다.

사족 : 이건 정말 사족인데.. 스마트폰이 워낙 저가 시장대가 강세다 보니 삼성도 스마트폰에서 조금 물러나고 그 밖에 다른 제품들로 내 지갑을 털어가려는 계획은 아닌지 조심스럽게 경계해본다.